경제

[스크랩] 민자도입 도로의 재정부실...

장자와노자 2009. 6. 20. 09:39
멕쿼리인프라 그리고 인천공항민영화사업. 그 속에 숨겨진 진실.
 
서울 우면산터널
광주 제 2차 순환고속도로
마산 마창대교
인천공항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부산 수정산터널
인천 인천대교
서울 도시철도 9호선
대구 제 4차 순환도로

공통점이 뭘까요?

통행료가 비싸다는거?
물론 그말도 맞지만, 멕쿼리가 투자한 인프라라는게 정답입니다.


저 모든 도로, 터널, 교량은 모두가 교통예측량 수치에 못미칠 경우 수익을 보장해주는 최소수익보장을 합의한 상태입니다.
교통수요예측을 뻥튀기 하면 할수록 지자체에서 사업을 추진하기에 딱이죠.
또한, 지자체장은 짧은 임기동안 무언가를 해놓고 가야 한다는 점에서 철저한 사전조사 없이 무언가 일을 벌이기 위해서는 뻥튀기 수요예측은 [당연한] 방법으로 통하는게 대한민국 정치 현실입니다.
그렇게 뻥튀기 된 예측량을 바탕으로 민간투자자와 협상하게 되며,
그 예측량을 기준으로 수익보장을 해줍니다.

나열된 저 도로들의 공통점 또 하나는 전부 교통예측량에 못미친다는 거죠. 창원터널은 1분에 차 한대꼴로 지나갑니다. 한낮의 경우 차를 구경하기도 어렵지요.

뭐, 좋습니다. 한국 정치판이 썩었고, 시민들은 지자체장을 능력이 아닌 지역으로 뽑고, 잘했든 못했든 특정당 이름만 달고 나오면 무조건 뽑아주니... 지자체를 위해 노력할 지자체장을 찾기 어려운건 어쩔 수 없죠...


그런데요.
아무리 그렇다 쳐도 여기 모두가 법인세를 안냅니다.
최소수익보장을 해주니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 맞고, 수익이 발생하면 법인세를 내야 하는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모두가 법인세를 안냅니다.



이제까지 말한걸 자세히 살펴볼까요?

서울특별시 우면산터널 :
멕쿼리인프라에서 투자한 민자터널 입니다.
요금이 2000원 입니다. 비싸죠?
원래 1000원이었으나 계약기간을 30년에서 19년으로 바꾸면서 2000원으로 올렸죠.
수요 예측에 턱없이 모자라는 통행량 때문에 서울시에서 내주는 보전금이 x2가 된거죠.
그러니 우면산터널은 흑자가 되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멕쿼리인프라에서 우면산터널측에 266억원을 연이율20%로 대출 해줬습니다.
20% 이자! 사채이자 수준입니다. 엄청난 이자를 물게 되겠죠.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서울시에서 수요 예측량 만큼 돈을 쥐어주고 있습니다. 그것도 대당 2000원으로 계산해서 말이죠.
그런데, 우면산터널은 모회사 멕쿼리 인프라에 빚을 지고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받은 돈을 전부 가져다 줘도 모자랄 만큼 쎈 이자를 내고 있죠. 그래서 장부상 [수익]이 없습니다.
그래서 법인세를 안냅니다.

광주광역시 광주순환고속도로 :
순환도로 전체 중에서 멕쿼리인프라가 투자한 구간은 전체의 1/2(총 세곳) 구간이고 통행료는 900+1000+1000=2900원 입니다.
예상치를 어이없게 잡아놔서 앞으로 예상수치까지 도달하는것은 [불가능] 이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보전해줄 금액이 적게는 몇천억원 많게는 조단위로 예상되고 있지요. 전형적인 지자체의 무리한 사업추진의 결과 입니다. 또한 광주광역시 재정수준으로는 보상 불가한 수준의 금액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광주순환고속도로사업소 측에서 국민은행에서 연이율 7.25%로 1420억을 대출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1년 뒤 모회사 멕쿼리로부터 1420억을 빌려 국민은행에 상환했습니다. 그런데, 멕쿼리인프라로부터 빌린 돈은 20% 이율입니다. 12.75%만큼 이자를 더 내겠죠? 수요예측량을 높게 잡아놓은 만큼 광주시에서 내어주는 보전금은 상당합니다만, 멕쿼리인프라와의 내부거래로 그 보전금은 죄다 이자로 나갑니다.
내부거래라는 불법행위인거죠.
어쨌든 여기도 장부상 적자투성이라 법인세를 한푼도 안냅니다.
원래라면 수익의 25%는 법인세로 내야 하는데 말이죠.
08년 영업수익:231억 입니다. 거의 광주광역시에서 내어준 돈이라 봐도 됩니다.
그런데요, 같은해 멕쿼리이자가 281억, 연체이자가 458억원인 상황입니다.
광주광역시에서 매년 수백억씩 쥐어주니 수익은 나는데, 이자때문에 적자나고, 못갚은 이자는 연체이자로 들어가 점점 이자 규모는 커지고...
이러니 회계상으로는 언제나 적자라 법인세는 안내고...


마창대교 :
경상남도의 마창대교 역시 마찬가지로 멕쿼리인프라의 512억 20% 대출이 있었습니다. 원래 시뮬레이션상 20년 동안 1800억원 법인세를 낼것으로 기대했으나 겨우 512억 내부거래로 인해 적자로 전환되었죠. 단 한푼도 법인세 내지 않고 있습니다.



인천광역시 인천공항고속도로 20%
천안논산고속도로 20%
부산광역시 수정산터널 20%
인천광역시 인천대교 17%
서울특별시 도시철도 9호선 15%
대구광역시 제 4차 순환도로 17%

이게 멕쿼리인프라와의 대출이자입니다.

그리고, 모두 법인세 안냅니다.
모두가 장부상 적자라는 거죠.
그것도 모기업에 이자내느라 적자인 겁니다.

그리고 저 회사들은 사실상 정부와 지자체에서 내주는 보전금으로 사실상 언제나 흑자입니다.



멕쿼리 인프라는 한국에 15개 민자사업에 투자했고, 현재 9개 운영중입니다. 6개는 공사중이죠.
그리고 모두 보전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수요예측을 거짓으로 하는데는 한국 공무원들이 도가 텄으니 당연한거죠.
그래서 2008년에만 정부와 지자체에서 준 돈이 1666억입니다.

맥쿼리인프라가 08년 한해에 얻은 이자수익만 해도 154,387,607,000원 입니다.
반면 멕쿼리인프라는 한국에서 06 07 08년 단 한푼도 법인세를 내지 않았습니다.
리스크가 큰 인프라 사업체에 투자한 경우 이자수입은 법인세에 해당 안되는 걸 교묘히 이용한 명백한 불법이죠.

현재 투자한 민자사업이 모두 완공되면 향후 30년간 수조원대 수익을 얻게 될것으로 예측한다며 자체 홍보자료에 떡하니 나와 있습니다.
엉터리 수요조사도 문제지만, 그것보다 이딴 내부거래로 법인세도 안내는게 더 큰 문제라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인천공항 민영화 방침을 결정한 상태입니다.
연 790억원 정도 인천공항이 법인세를 내고 있는데, 이것도 멕쿼리같은 자본이 인수한다면 법인세가 사라지겠죠.
민자사업을 통해 정부부담금을 줄이고 이용비도 줄이겠다는 정부가 지금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장래 인천공항은 동북아허브공항을 꿈꾸니 만큼 장미빛 미래를 꿈꾸고 있겠죠.
그 장미빛 꿈을 바탕으로 수요를 예측할테고, 그 수요를 바탕으로 멕쿼리와 같은 투자사에 팔아버릴 겁니다.
...
결국 예측수요만큼 보전해줘야 할테고, 멕쿼리는 이전 인프라 사업과 같이 내부거래를 통해 단 한푼도 법인세를 내지 않을 겁니다.

이 꼬라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추진한다면, 그야말로 이명박 답다고 해야겠죠.
왜냐면 서울시 9호선, 우면산터널을 명박씨가 추진했거든요.
더구나 우면산 터널의 가격상승, 고이율대출 자체를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직접 추진했던 일이라 TV에 나와서 가격 올리는거에 대해 변명까지 대신해준 사람이 이명박입니다.



이걸 설명하려면, 멕쿼리인프라의 주주형태를 잘 살펴보면 됩니다.
실제 멕쿼리인프라의 멕쿼리 지분은 4.4%밖에 안됩니다. 놀랍죠?

오히려 군인공제회랑 신한은행이 10% 넘게 가지고 있어요.
금호생명이랑 대한생명도 5% 넘게 가지고 있어요.
인천공항을 호시탐탐 노리는 이유도 알겠죠?

결국 국내 투자자본으로 만들어진 회사라는 겁니다.
국내 거대기업들이 출자해 만든 회사라는 거에요.

멕쿼리는 4.4% 수익을 공짜로 얻는 대신 이름을 빌려주고...
사람들은 멕쿼리를 욕할뿐 그 뒤에 숨어있는 거대 국내투기자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이정도 사실은 저와 같은 하층 서민도 알게 될 즈음에도,
인천공항 민영화는 꾸준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멕쿼리의 투자또한 허용한다고 했죠.

그리고 지금 인천공항 인수에 뛰어들 자본은 멕쿼리를 제외하면 사실상 없습니다.
사실상! 멕쿼리인프라에 판다는 말과 같습니다.

멕쿼리 인프라의 재간접펀드 운용을 누가 하고 있는지 혹시 아십니까?
이지형씨 입니다.
이상득 의원의 아들이죠.
네, 아키히로... 아 오타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입니다.

이명박은 이상득과 함께 미국에서 멕쿼리인프라 펀드감독이사라는 송경순씨와 세미나도 함께 한적이 있습니다.

네, 사실 큰 관계는 없어 보이네요. BBK처럼 직접 관여했던 사실도 [무죄]가 되는 판에 조카가 관련되어 있는건 뭐, 관련되었다 하기에도 쑥쓰럽지요.


나라가 어떻게 되어가는 걸까요?
국상으로 어지러운 판에 슬그머니 인천공항 민영화를 또다시 추진하려 하는 정부는 무슨생각일까요?
미디어법으로 공영방송을 사기업에 팔아넘기려는건 또 무얼까요...

이렇게 하나 둘씩 팔아먹고...
우리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하나 생각나는게 있네요.
집권 초기, 이명박대통령이 고속도로를 지나며 [차가 이렇게 없는데 관리직원이 너무 많다]며 세금을 엉뚱한데 쓰는 것에 대해 일침을 놓은 적이 있죠.
그래서 공단 측에서 청소직원을 포함해 여러명 잘라야 했던 일이 있습니다.

더우기 그 고속도로는 개통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운전자들이 아직 이용을 많이 안하는 구간이어서 나중에 말이 많았죠.


...
그딴 헛소리는 작작 해대고 한해에 몇천억씩 빠져나가는 민자투자사업이나 신경쓰란 말이다!

라고 한마디 하고 싶네요.
하지만 듣기나 하겠습니까? 우면산터널 보십쇼. 직접 나와서 인터뷰 하며 변명해주는데...
이제는 인천공항까지 넘기려 하는데...
알아들을리 없죠.

이 나라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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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民資)로 지은 인천공항철도의 1단계 인천공항~김포공항 구간이 작년 3월 개통됐다. 김포공항~서울역의 2단계 구간은 2010년 개통된다. 인천공항철도는 당초 하루 이용객이 21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는 1만3000명밖에 안 됐다. 작년 수입도 71억원에 그쳐 예상 수입 1151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정부는 수입이 예상치의 90%를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협약에 따라 민자사업자에게 955억원을 지원했다. 2단계 구간 개통 후에도 한 해 2000억~3000억원씩 적자를 메워줘야 할 형편이다. 급기야 정부가 인천공항철도 운영권을 민자사업자로부터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매입 금액은 3조원으로 예상된다.

2001년 개통된 인천공항고속도로도 하루 통행 차량이 6만~7만대로, 예상치 12만대의 절반에 불과하다. 2002~2006년 국민세금 4967억원이 이 고속도로의 사업자 적자를 메워주는 데 쓰였다. 인천공항 하루 입·출국자가 8만5000명밖에 안 되는데 인천공항철도는 이용객을 21만명, 공항고속도로는 이용차량을 12만대로 계산해 정부와 사업자 간 '적자보전 협약'이 체결됐다. 1999년 민간투자법이 시행된 이래 천안~논산고속도로, 우면산터널, 미시령터널 등 곳곳의 민자 사업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민자사업자 입장에선 적자를 정부가 메워주기 때문에 예상 통행량을 최대한 부풀리려 하는 게 당연하다. 문제는 관련부처 공무원과 공공투자 분석 전문가들이 뻔히 보이는 뻥튀기 수요예측을 걸러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력이 없는 것인지 업자 로비에 넘어가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도로·철도 사업자, 관련 공무원, 교통관련 상임위 국회의원, 타당성 분석 전문가 사이 유착관계를 놓고 '도로 마피아'니 'SOC 마피아'니 하는 말까지 나온다. 불쌍한 국민들만 피 같은 세금으로 마피아나 다름없는 사람들의 주머니를 채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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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의 상품화] 고속도로 민영화
  비싼 통행료 받아도 적자면, 정부지원금 받아내면 되고~
  여상경 편집장 2003jmt@hanmail.net

지난 10월10일, 정부는 ‘3차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을 발표했다. 10개 기관의 민영화를 포함, 28개 공공기관을 통폐합, 경쟁체제 도입, 경영효율화 등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 날 정부 발표에 포함된 도로공사의 효율화 방안을 살펴보면 ▲안전순찰, 단순유지보수, 통행료 징수업무는 민간위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민간위탁 중임에도 불구하고 정규 관리인력이 배치되어 있는 영업소 관리를 효율화하며 ▲휴게소, 주유소의 일괄임대 또는 매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세간에 떠돌던 고속도로의 민영화 계획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주요 고속도로에 대한 민영화 방안은 지난 5월21일,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확인되었다. 물론 보도가 나간 바로 다음날 국토해양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어떤 정책을 발표하고 결정적인 문제가 제기되면 일단 “근거 없다” “추진하지 않겠다”고 발뺌한 후 뒤에서 추진해 온 그간의 정부 방식에 비춰볼 때 그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는다.

당시 언론 보도의 핵심은 정부가 국가 기간운송망인 고속도로를 민영화하기로 해당 기관에 통보했고, 노선별 민영화 방안과 지역별 민영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었다. 보도 내용을 봤을 때 상당히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에 발표된 3차 선진화 계획에는 당시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휴게소와 영업소의 민영화 방침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미 중장기적인 고속도로와 도로공사의 민영화 방침이 정해져 있는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정부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어 고속도로 민영화의 전망에 대해 구체적으로 거론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미 수많은 도로들이 실질적으로 민영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폐단을 예측해 볼 수는 있다. 소위 ‘민자 고속도로’가 그것이다.

국책사업은 세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가 소위 ‘관급공사(공공공사)’로 100% 국가재정으로 하는 것이다. 두 번째가 ‘민자사업’인데 민간자본으로 공공시설물을 만들고 약정 기간(보통 30년)동안 투입한 비용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세 번째가 세금도 아니고 민간자본도 아닌 개발이익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주공의 경우 농지를 사서 형질변경을 해 발생한 차익, 즉 개발이익으로 아파트를 짓는 경우가 있는데 판교 휴먼시아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 민자사업은 1994년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자본유치촉진법(이하 민자유치법)’이 도입되면서부터 시작된다. 대부분의 민자사업은 규모가 큰 토목사업 중심으로 대형건설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데다 정부의 혈세지원 또한 어마어마하다.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 신영철 정책위원은 “민자사업의 경우 조 단위의 국책사업이다 보니 기업이 자금동원력이 있고 발주부서와 일정한 결탁관계에 있지 않고서는 계약이 불가능하다. 중소기업들은 애초부터 이런 대규모 국책사업을 따내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며 그 대부분을 대기업들이 독식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일반 국민들은 민자사업이 100% 민간자본으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땅은 정부가 대부분 매입해 주고, 시설 사업비도 상당 부분 정부가 무상으로 지원해 준다. 그러다 보니 실제 민간자본이 부담하는 비율은 전체 사업비의 6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이 중 절반가량은 은행차입으로 해결하니 결국 기업은 전체 사업비의 30% 정도만 있으면 된다”며 우리나라 민자사업은 엄밀한 의미에서 민자사업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주를 받은 대형건설업체들은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 40%에 은행 차입금 30%를 더해 남의 돈만으로 사업비의 70%를 충당한 상황에서 사업 착수가 가능하다. 그것도 부족해 공사가 시작되면 이들은 하도급업체들을 쥐어짜 책정 사업비의 60%만으로 공사를 끝나도록 해 실질적으로는 자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국책사업을 떠맡게 되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대형건설사들이 엄청난 폭리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경실련은 대구-부산 민자 고속도로와 서울-춘천 민자 고속도로 등 2곳의 도급공사비와 실제공사비를 비교분석해 실제공사비가 당초 도급공사비보다 1.5배 이상 부풀려져 5배가량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러한 폭리구조는 다른 민자 고속도로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국책사업에 투입된 막대한 혈세가 건설사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민자사업은 당장 단독응찰이 되더라도 수주가 이루어지는 사업자 선정방식부터가 문제다. 국가계약법에 의하면 공공공사의 경우 2명 이상의 유효한 입찰자가 없으면 유찰된 것으로 간주하는데 반해 민자유치법에는 이러한 제한이 없다.
 
그러다 보니 대형건설사들이 경쟁을 피하고 담합을 통해 단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응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설계에서 도면, 시공까지 모두 일괄적으로 맡겨버리는 턴키(Turn Key, 설계·시공 일괄입찰)방식도 대형업체의 담합을 부추기고 국고를 낭비하고 있다. 턴키방식은 최저가 낙찰제에 비해 30% 이상의 초과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턴키 심사에 참여한 전문가 집단, 발주기관 공무원과 대형건설사 간에 유착과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있다.
 
결국 삼성물산, 대우, 현대건설 등 10개 안팎의 대형건설사들이 담합과 로비를 통해 대형 국책사업을 싹쓸이하고 있는 판이다.
이에 대해 신영철 정책위원은 “영세한 건설업체에게는 경쟁입찰을 요구하고 대형업체들은 담합을 통한 독과점이익을 얻을 수 있는 조건 자체가 시장원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표에서 보듯 민간사업자 선정이 어떤 근거로 이루어졌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막대한 세금을 쏟아 부어 만든 민자 고속도로의 통행료가 도로공사가 건설, 운영하는 (정부)재정 고속도로보다 최고 2.7배 비싸다는 점이다.

지난 10월6일, 국토해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천안-논산 민자 고속도로는 통행료가 8,000원인데 도로공사 기준(4,100원)보다 2배가 많다. 대구-부산 민자 고속도로는 2.1배,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의 통행료는 도로공사 기준 통행료(2,600원)보다 무려 2.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의 2대 주주는 인천공항의 유력한 인수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맥쿼리 펀드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국민들이 이처럼 비싼 통행료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운영수입보장금(MRG)’라는 이름으로 연간 수조 원씩의 혈세를 지원금으로 가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예상 수요의 80~90%까지 수익을 보장해 주기로 한 계약조항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건설사는 처음 입찰할 때부터 예상 교통량을 뻥튀기해서 내놓는다. 예상 교통량만큼 따라주면 좋고, 예상 교통량에 미치지 못해 적자가 나더라도 정부가 다 메워 주기 때문이다.


실시계획 승인 당시 하루 12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던 인천공항고속도로의 통행량은 실제로는 6만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인천공항고속도로에 MRG를 통해 2001년부터 작년까지 6,430억 원의 세금을 쏟아 부었다. 2003년 개통한 천안-논산 고속도로에는 5년간 1,974억 원, 2006년 개통한 대구-부산 고속도로의 2년간 손실분 668억 원을 정부가 메워줬다. 이렇게 민자 도로에 쏟아 붓는 국민 혈세가 2009년이면 1조950억 원, 2020년에는 9조 원 가량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 사진 설명 : 민자 고속도로의 턱없이 비싼 교통비는 국민 편의 뿐 아니라 물류 운송비용도 악화시키고 있다.
 
도로는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사회기반시설이지만 그로 인한 생태환경의 훼손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신중하고 장기적인 전망 속에 건설사업 계획이 나와야 하며 그 모든 건설 및 운영, 관리의 책임을 국가가 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현실은 민간기업의 이윤경쟁으로 인한 중복 건설로 수 조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으며 쓸모없는 도로건설로 환경마저 심각하게 파괴하고있는 상황이다. 민자 고속도로를 통한 물류비용 등 사회적 비용의 증가는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모든 국민이 함께 사용해야 할 도로를 민간기업에 넘김으로 인해 국민의 이동권마저 제한하고 있다. 전국 각지를 거미줄처럼 이으며 국민의 이동경로에 세금을 매기고 있는 민자 고속도로는 도로공사 민영화의 미래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이미 운영되고 있는 고속도로, 예컨대 경부고속도로 같은 국가의 대동맥도 민간 위탁이란 이름으로 민영화하지 말라는 법이 있겠는가.


민영화된 고속도로의 문제는 이미 외국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에 따르면 1990년 도로를 부분적으로 민영화한 아르헨티나의 경우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해변 휴양지로 연결되는 도로를 운영하면서 운전자들이 통행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길에는 흙으로 장애물을 쌓아 두는 등의 행태로 사람들의 반발을 샀다.
 
어떤 고속도로에서는 통행료가 바가지라는 여행자들의 불평이 이어지자 가짜 경찰 순찰차들을 매표소 앞에 세워 놓고 경찰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처럼 위장하기도 했다. 모든 것이 상품으로 되는 시대에 국민의 이동권마저 자본의 이윤추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돈 없으면 다니지도 마라” 신자유주의 토건왕국의 자본이 내리는 절대명령이다.


출처 : 한 숨 돌리고픈 휴게소...
글쓴이 : 리어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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